거래처와 관계를 유지하다 보면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빌려준 돈을 회수하려면 당연히 법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야 합니다. 특히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국가가 강제로 의무를 이행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를 강제집행절차라고 합니다.
그런데 강제집행을 당하기 전에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린다면? 당연히 강제집행을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가압류’는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강제집행‘보전’절차라고 하지요. 쉽게 말해서, 강제집행절차를 위한 예방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압류와 가처분의 구별
가압류는 금전채권을 위한 제도입니다. 즉 채무자에게 ‘돈’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방법입니다. 반면 가처분은 특정물 채권의 집행을 위한 제도입니다. 금전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 이외의 채권은 가처분 제도를 활용해야 합니다.
'가압류'의 요건 두 가지
1)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금전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의 대표적인 예가 손해배상청구권인데요. 거래처가 계약을 갑자기 해제하는 바람에 물건을 못 받는 경우 등을 말합니다.
다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채권이어야 합니다. 장래에 확실하게 생길 채권도 재산적 가치는 인정됩니다. 예컨대 보증인이 채무자 대신 보증채무를 갚았을 때 채무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권리처럼요.
2) 가압류 없이는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곤란
쉽게 말해서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놔야 할 필요가 있느냐입니다. 가압류의 가장 핵심적인 요건이지요. 단,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본안 재판의 승소 가능성과는 별개라는 겁니다. 본안 재판에서 이길 확률이 매우 높더라도 가압류 신청은 기각될 수 있습니다.
만약 친구에게 시가 10억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빌려주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돈을 제때 갚지 않는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다른 재산에 대해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겁니다. 판례는 이미 충분한 담보나 재산이 있다면 가압류의 필요성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실무상으로는 채무자의 직업과 자산상태 등을 고려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가압류 신청을 쉽게 받아주지 않습니다. 가압류로 인해 채무자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압류의 '상대적 효력'
가압류가 받아들여지면 채무자는 가압류된 재산을 처분할 수 없습니다. 파는 건 물론이고 저당권 등의 담보 설정도 금지됩니다. 만약 채무자가 가압류에 위반해서 처분하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 바로 이 효력이 없다는 부분이 중요한데요. 채무자의 처분은 가압류 채권자의 관계에서만 무효가 됩니다. 이것을 가압류의 ‘상대적 효력’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채무자의 주택에 가압류를 해놨어도 저당권을 설정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이 저당권은 가압류 채권자에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주택을 경매하더라도 저당권자는 가압류 채권자보다 우선해서 변제를 못 받는다는 겁니다.
가압류의 '절차'
가압류는 보통 신청서를 작성하고, 가압류의 필요성을 소명할 자료와 함께 제출합니다. 물론 인지대, 송달료 등도 납부해야 하고요. 최근에는 굉장히 깐깐하게 심사하기 때문에 신청서의 완성도도 중요해요. 신청서를 허술하게 작성하면 소명자료를 심사하기도 전에 각하될 수 있습니다.
유념하실 점은 담보 제공 명령입니다. 가압류는 기본적으로 채무자의 의견을 묻지 않는 제도입니다. 서류로만 진행된다는 뜻입니다. 즉, 가압류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반드시 담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담보는 현금을 내야 할 수도 있고, 보증보험을 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압류의 활용
실무상 유용한 가압류는 채권에 대한 가압류입니다. 쉽게 말해 채무자의 예금채권을 가압류하는 것입니다. 또 채무자가 거래처로부터 받을 채권을 가압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거래처 입장에서는 가압류가 있는 채무자의 신용상태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즉 채무자와의 교섭에서 유리한 카드를 쥘 수 있지요.
written by 한송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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